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주말이나 방학 때 어디를 가야 할지 매번 고민하게 된다. 특히 영유아 시기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반나절 정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박물관이나 체험관만큼 좋은 곳이 없다. LA와 그 주변 지역은 찾아보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의외로 많고, 유료 시설도 연회원권을 활용하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 곳들이 가득하다. 직접 아이와 함께 다니며 경험한 LA의 보석 같은 명소들을 무료와 유료로 나누어 총정리해 본다.
무료로 알차게 즐기는 LA 대표 명소
1. LACMA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LA에 살때 가장 자주, 주말마다 출석 도장을 찍었던 곳이 바로 LACMA다. 아이와 가기 좋은 이유는 강력한 어린이 멤버십 프로그램인 'NexGen LA' 덕분이다. LA 카운티에 거주하는 아이를 등록하면 아이는 물론, 동반 성인 1명까지 일반 전시관 무료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주말마다 어린이 대상 아트 워크숍 프로그램이 열려 미술 놀이를 즐기기에 최적이다. 야외에는 넓은 풀밭도 있어 관람 전후로 자전거나 공놀이를 즐기기에도 훌륭하다.
2. 게티 센터(Getty Center) & 게티 빌라(Getty Villa)
아름다운 건축물과 정원으로 유명한 게티 센터와 게티 빌라는 입장료가 무료다(주차비는 별도). 주말마다 어린이를 위한 가족 프로그램과 아트 만들기 세션이 잘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은 정원에서 뛰어놀고 부모들은 예술 작품과 LA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모두가 힐링할 수 있는 코스다. 산타모니카 인근의 게티 빌라는 고대 로마 스타일 건축을 보여줘 게티 센터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3.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
엑스포지션 파크(Exposition Park) 안에 위치한 사이언스 센터는 일반 입장료가 무료인 국립 과학관이다. 완벽한 실내 시설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LA의 뜨거운 여름날이나 비 오는 날 날씨 걱정 없이 하루 종일 쾌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최고의 실내 피난처다. 영유아 때도 즐겁지만,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학교에서 배운 과학 원리를 직접 대입해 보며 훨씬 깊이 있게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공간이다.
4.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그리피스 파크 산 위에 자리한 그리피스 천문대는 건물 내부 전시, 야외 망원경 관람까지 일반 입장이 완전 무료다. 플라네타리움 쇼(Samuel Oschin Planetarium)는 유료로, 어른 $10, 어린이(5-12세) $6이며 당일 현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천문대 자체도 볼거리가 많지만, 앞마당의 넓은 풀밭에서 아이와 함께 뛰어놀며 LA 전경을 내려다보거나 하이킹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시간이 된다. 날씨 좋은 날 저녁에 오면 도심 야경과 함께 천문대 야외 망원경으로 별을 볼 수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정오에 문을 열고,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5. 더 그로브 & 파머스 마켓(The Grove & Original Farmers Market)
쇼핑과 식사를 겸해서 아이와 함께 자주 찾았던 곳이 바로 더 그로브다. 야외 오픈형 쇼핑몰 자체가 산책하기 좋게 설계되어 있고,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바로 무료로 탈 수 있는 2층 트롤리이다. 1950년대 보스턴 전차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된 2층짜리 트롤리가 더 그로브와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 사이를 운행하며,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트롤리을 타고 파머스 마켓 쪽으로 건너가면 다양한 먹거리 부스가 펼쳐져 간단히 식사하기에도 좋다. 거창한 외출이 아니라 쇼핑 겸 유모차를 몰고 가볍게 나왔다가 아이가 트롤리 타는 재미에 눈이 동그래지는 것을 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돈이 아깝지 않은 유료 박물관 & 연회원 팁
1.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LA County)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하루 코스로 묶어 방문하기 좋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거대한 공룡 화석 전시가 수시로 열리고, 실제 동물 표본과 지구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고품질 전시가 가득하다. 공룡에 빠진 아이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필수 코스다.
현재 입장료: 어른(13세 이상) $18 / 어린이(3-12세) $7 / 2세 이하 무료. LA 카운티 거주자는 평일 오후 3-5시 무료 입장 가능. 가족 연회원(어른 2명 + 어린이 최대 4명): 연 약 $119 수준으로, 두세 번 방문하면 이미 본전.
2. 키즈스페이스 뮤지엄(Kidspace Children's Museum, 파사데나)
파사데나 로즈볼(Rose Bowl)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한 어린이 전용 박물관이다. 어린아이들이 온몸으로 놀 수 있는 야외 체험형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여름철 물놀이 구역이 큰 인기를 끈다. 만족도가 워낙 높아 2년 가까이 연회원권을 끊어두고 주말마다 수시로 방문했다. 실컷 놀고 나온 뒤 로즈볼 앞 넓은 잔디밭에서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동선도 완벽하다.
현재 입장료: 어른·어린이 동일 $15.50 / 만 1세 이하 무료. 가족 연회원(어른 2명 + 어린이 최대 2명 기준): Family of 4 기준 연 $240으로, 약 8회 방문이면 충분히 본전.
3. 디스커버리 큐브(Discovery Cube)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며 과학을 배우는 실내 체험형 과학관이다. LA(실마 지역)와 오렌지 카운티(산타 애나 지역) 두 곳에 위치해 있다. 날씨가 안 좋을 때 실내에서 아이들의 에너지를 빼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지진 체험, 로켓 날리기, 하키 속 과학 원리 등 핸즈온(Hands-on) 전시가 가득해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수 있다.
현재 입장료: LA 지점 기준 어린이 $17 / 어른 $20 / 시니어 $18. 가족 연회원(어른 2명 + 어린이 4명): 연 $180으로 LA·OC 두 지점 모두 이용 가능. 두 번만 방문하면 멤버십 비용을 뽑는 구조다.
4. 그리피스 파크 포니 라이드 & 미니어처 기차(Griffith Park Pony Rides & Southern Railroad)
그리피스 파크 안 Crystal Springs Dr에 자리한 이 아담한 명소는 코스트코 가는 길에 자주 들렸던 곳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작은 말을 직접 타볼 수 있는 포니 라이드와 1마일이 넘는 선로를 달리며 목장, 서부 마을, 아메리카 원주민 마을을 지나는 미니어처 기차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단골처럼 찾던 곳이다. 거창한 계획 없이 잠깐 들러 아이 눈을 반짝이게 할 수 있는 곳이라 더 자주, 더 오래 추억이 쌓였다. Lacity
현재 입장료: 기차 어른 $4 / 17세 이하·시니어 $2. 포니 라이드는 1회 $5. 주차장은 포니 라이드 옆에 무료로 이용 가능. (현재 포니 라이드 운영 여부는 방문 전 확인 권장)
5. LA 동물원(Los Angeles Zoo)
LA 동물원도 연회원권을 끊어두고 아이와 함께 꾸준히 다녔던 곳이다. 연회원이 되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러 가볍게 들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앞서 소개한 기차나 포니 라이드와 함께 묶어 그리피스 파크 하루 코스로 짜기에도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현재 입장료: 2025년 7월 1일부터 어른(13세 이상) $27 / 어린이(2-12세) $22 / 시니어(62세 이상) $24로 인상 예정. 가족 연회원(어른 2명 + 자녀 전원): 연 $146으로, 4인 가족 기준 단 두 번 방문하면 이미 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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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시즌 이벤트 및 방문 팁
주요 박물관 외에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지역 사회 행사가 많다. 파사데나 주변에서는 시즌별로 대규모 아트 쇼 같은 로컬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야외 부스에서 아이들이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그림을 그리고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LA와 인근 지역은 부모가 부지런히 찾아보기만 하면 아이와 함께 반나절 이상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도시 중 하나라고 한다. 아이의 연령과 그날의 날씨에 맞춰 무료 프로그램과 유료 연회원 혜택을 적절히 조합한다면, 비용 부담은 줄이면서도 아이에게 매번 새로운 자극과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다.
*본 글은 LA 지역에서 아이와 직접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운영 시간 및 예약 정책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 확인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