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서머캠프 종류를, 2편에서 LA 데이캠프 유형을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우리 집이 실제로 어떻게 여름을 보냈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PV로 이사 오고 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서머캠프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주변을 보면 각 집마다 여름 구성이 정말 다르다. 교회 캠프를 보내는 집, Country Day School이나 채드윅 서머캠프를 선택하는 집, 아카데믹 캠프 위주로 꽉 채우는 집. 어떤 방향이 정답이라기보다 각 가정의 성향과 아이 성격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슬립어웨이 캠프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처음에는 한번 보내볼까 생각도 했는데, 아이가 영 내키지 않아했고 나도 솔직히 선뜻 결정을 못 내렸다. 주변 현지 부모들 중에는 "다녀오고 나서 아이가 확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꽤 있어서, 언젠가는 도전해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일단 지금은 매년 여름을 데이 캠프들을 조합해서 채워오고 있다.
스포츠 캠프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 집 여름 캠프의 중심은 스포츠였다. 야구는 Spring Training Sports 풀데이 캠프를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일주일 다녔다. 친구들과 같이 등록하면 아이도 즐겁고 부모도 마음이 편하다. 오후에 데리러 가면 얼굴이 새까맣게 탄 채로 나오는데, 그게 여름 캠프의 맛이다.
축구는 AYSO 캠프와 LA Galaxy 캠프를 둘 다 경험했다. 로컬에서 규모 있는 캠프라 또래 아이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테니스는 로컬 코치가 운영하는 소규모 캠프와 친구들과 함께 PVTC 서머캠프를 다녔다. 소규모라 실력도 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충분했다.
여름 땡볕 아래서 야외 운동을 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런데 나중에 아이가 그 시절 이야기를 꺼낼 때 보면, 더웠던 기억보다 친구들과 신났던 기억이 훨씬 진하게 남아있다. 그게 스포츠 캠프의 힘인 것 같다.
실내 캠프로 균형을 맞춰줬다
운동만 계속하면 아이도 지치기 때문에 중간중간 실내 캠프를 섞었다. Rolling Robot 로보틱스와 Code Ninja 코딩 캠프를 주 단위로 경험했는데, 뭔가 만들고 문제를 푸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면 집중도가 높다. 캠프 마지막 날 결과물을 들고 나올 때 뿌듯해하는 모습이 좋았다.
알아보기만 하고 못 보낸 캠프들도 있다
사실 알아보기만 하고 결국 못 보낸 캠프도 꽤 많다. 근처 채드윅 사립학교 서머캠프, Country Day School 서머캠프, 학원형 아카데믹 캠프 등 매년 진지하게 들여다봤다. 인기 있는 캠프는 등록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마감되기도 하고, 2~3주 단위로 묶인 프로그램은 한국 방문이나 가족 여행 일정과 맞지 않아서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캠프 스케줄을 짜다 보면 이 일정 조율이 생각보다 꽤 품이 든다.
PV는 바닷가와 가깝다 보니 이 지역만의 특별한 프로그램도 있다. 수영을 잘하는 아이들은 Junior Lifeguard 프로그램을 많이 보낸다. 3주간 매일 바닷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수영 실력은 물론 구조 기술, 체력, 팀워크까지 배울 수 있어서 PV 현지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우리 아이는 아직 보내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다녀온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년 신청이 금방 마감될 만큼 반응이 좋다.
여름 두 달 반을 채우는 방식
우리 집 여름은 한국 방문, 가족 여행, 그리고 캠프, 이 세 가지 퍼즐로 채워진다. 캘린더에 끼워 맞추다 보면 빈 주가 없다.
이번 여름은 여행과 한국 방문 비중이 훨씬 커졌다. 중학교까지는 공부보다 즐거운 경험을 많이 쌓아주자는 생각이 커서 의도적으로 여유 있게 계획했다. 고등학교에 가면 방학도 바빠진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대입 준비, 인턴십, 아카데믹 프로그램으로 채워지는 방학이 생각보다 빨리 온다고들 해서, 지금처럼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자유롭게 채우는 여름이 앞으로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매년 여름 계획을 짤 때마다 이 시간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