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이가 학교에 다니면서 한국과 차이를 느꼈던 부분 중 하나가 출석 관련 규정이다. 요즘은 한국도 달라졌다고 들었는데, 내가 학교를 다닐때는 결석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미국에서 우리 아이 친구들을 보면 열이 나거나 기침이 심하거나 하는 경우에도 아이를 집에서 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그리고 아이가 무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이가 결석하면 큰일나는 줄 아는 나에게는 이런 문화는 아직까지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
PVPUSD(Palos Verdes Peninsula Unified School District)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며 직접 겪어본 결석, 조퇴, 지각 처리 과정을 정리해보려 한다. 아이가 아파서 하루 쉬어야 할 때부터, 가족 사정으로 일주일 넘게 학교를 빠져야 했던 경우까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정해진 출석 일수가 있는지, 결석이 며칠까지 가능한지, 그리고 그 기록이 실제로 학교 기록이나 성적표에 남는지도 리서치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함께 담았다. PVPUSD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다른 학군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에게도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PVPUSD에서 아이가 아프거나 병원 예약이 있을 때 결석 처리는 어떻게 할까
초등학교 때는 절차가 비교적 단순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거나 소아과 예약이 있는 날은 전날이나 당일 아침에 담임 선생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됐다. 담임 선생님은 결석 사유를 확인하고, 그날 놓치는 숙제나 유인물을 따로 챙겨주거나 다음 날 학교 가서 받아오도록 안내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시험이 있는 날이라면 며칠 미뤄서 볼 수 있게 조정해주기도 했다. 생각보다 빡빡하지 않았던 이유는, 미리 연락만 하면 학교 쪽에서 유연하게 대응해줬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교육법(Education Code 48205)에 따르면 결석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사유는 정해져 있다. 질병, 치과나 병원 예약, 가족 상(喪), 법원 출석, 종교 행사, 그 외 학교가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개인 사유 등이다. 이 사유로 결석이 인정(excused)되면, 아이는 놓친 시험이나 과제를 제출 기한 걱정 없이 다시 볼 수 있는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즉 부모가 임의로 봐주는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는 것이다.
결석 연락은 언제까지 해야 할까
PVPUSD 산하 학교들은 대체로 결석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출석 담당 오피스(Attendance Office)로 연락해서 결석을 확인(clear)해줄 것을 요구한다. 전화나 이메일로 먼저 알리고, 아이가 등교하는 날 부모가 서명한 결석 사유서를 함께 제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만약 5일이 지나도록 결석 사유가 확인되지 않으면 그 결석은 자동으로 무단결석(unexcused)으로 전환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결석한 날은 가급적 그날 바로, 늦어도 등교 후 하루 이틀 안에는 연락하는 게 안전하다.
PVPUSD 중학교부터 달라지는 결석, 조퇴, 지각 처리 방법은 무엇일까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아이가 선생님과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챙기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과목별 선생님이 여러 명이다 보니, 숙제 문의나 수업 관련 질문은 아이가 이메일로 직접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결석, 조퇴, 지각처럼 출결과 관련된 부분만큼은 여전히 부모가 직접 나서야 한다. 학교 시스템상 미성년 학생의 출결은 보호자의 확인과 서명이 있어야 정식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겪어보니 중학교부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었다.
- 결석이나 조퇴 일정이 정해지면 먼저 학교 출석 담당 오피스에 미리 이메일이나 전화로 일정을 알린다. 전화는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이름과 학년, 결석 사유를 메세지로 남기는 형태이다. 나는 처음에 메세지만 남기는 것이 불안해서 이메일도 보냈는데, 지나친 우려였다.
- 시험이나 과제 제출일이 겹치는 과목이 있다면 해당 과목 선생님에게 별도로 미리 연락해서 일정 조정을 요청한다.
- 아이가 등교하는 날 부모가 서명한 결석 사유서를 지참하게 하거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결석 신고 양식을 작성한다.
- 조퇴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부모 명의의 노트를 출석 오피스에 제출해서 픽업 시간과 장소를 미리 조율해둔다.
이렇게 미리 준비해두면 시험이나 프로젝트 제출 기한이 겹치더라도 대부분 선생님 재량으로 조정이 가능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사전에 알렸을 때 이야기이고, 당일 아침에 갑자기 알리면 조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특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는 경우에는 최소 며칠 전에는 미리 연락하는 게 훨씬 수월했다.
PVPUSD에 정해진 출석 일수 기준이 있을까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라 리서치를 꼼꼼히 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캘리포니아 주법상 모든 공립학교는 연간 최소 180일의 수업일수(instructional days)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학교가 제공해야 하는 최소 수업일수 기준이지, 학생 개인이 며칠까지 결석할 수 있다는 상한선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대신 캘리포니아 교육법은 결석이 문제가 되는 기준을 두 가지 방식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한다.
무단결석(truancy) 기준
정당한 사유 없이 학년 중 하루 종일 결석하거나, 30분 이상 지각 또는 무단 이탈이 세 번 누적되면 그 학생은 법적으로 truant(무단결석 학생)로 분류된다. 이 경우 학교는 이를 출석 담당 슈퍼바이저나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고, 반복되면 SART(School Attendance Review Team) 상담이나 SARB(School Attendance Review Board)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결석(chronic absenteeism) 기준
여기서 부모들이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PVPUSD 자체 안내에 따르면 한 달에 이틀만 결석해도 전체 수업일수의 10퍼센트에 해당하고, 이는 학업 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만성 결석 기준은 결석 사유가 병원 진료든 가족 여행이든 상관없이, 정당하게 인정된 결석(excused absence)까지 모두 포함해서 계산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사유가 아무리 타당해도 결석 일수 자체가 누적되면 학교 시스템상 만성 결석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캘리포니아 주법상 연간 최소 180 수업일 제공이 기준이며, 학생 개인의 결석 상한 일수를 못박아 놓지는 않았다. 다만 전체 수업일수의 10퍼센트(연간 약 18일 안팎) 이상을 결석하면 사유와 무관하게 만성 결석으로 분류되어 학교의 관리 대상이 된다. 정당한 결석 사유 없이 하루 전체 결석이나 반복적인 무단 지각이 세 번 누적되면 무단결석(truancy)으로 분류된다.
일주일 이상 장기 결석할 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리 아이는 며칠 결석한 적은 없지만, 주변 지인 중에는 가족 사정으로 일주일 이상 학교를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럴 때 그냥 학교를 빠지면 그 기간은 무단결석 또는 학교 재량에 따른 결석으로 처리될 위험이 있다. 이를 정식으로 인정받는 방법이 바로 인디펜던트 스터디 컨트랙트(Independent Study Contract, IS Contract)다.
리서치해보니 캘리포니아 주법이 최근 개정되면서(2024년 6월 시행) 단기 인디펜던트 스터디의 최대 기간이 기존 14일에서 15일로 늘어났고, 최소 3일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폐지됐다. PVPUSD 산하 일부 학교의 경우 15일을 초과하는 장기 결석에 대해서는 별도의 LTIS(Long Term Independent Study) 컨트랙트를 진행하며, 초기 승인 기간은 최대 25일까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컨트랙트를 통해 결석 기간에도 아이가 과제를 수행하면 그 결석은 정식으로 excused 처리되고, 학교 출석 기록에도 정상 출석과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인디펜던트 스터디 컨트랙트 신청 절차
- 결석이 확정되면 최소 1~2주 전에 학교 출석 오피스에 인디펜던트 스터디 컨트랙트를 요청한다.
- 담당 교사들과 함께 결석 기간 동안 수행할 과제와 학습 계획을 컨트랙트 서류에 기재한다.
- 부모와 학생, 담당 교사, 학교 관리자가 모두 서명해서 컨트랙트를 완성한다.
- 결석 기간 동안 배정된 과제를 완료하고, 복귀 후 정해진 기한 내에 완성된 과제물을 제출한다.
- 과제가 기한 내에 제출되지 않으면 해당 기간은 무단결석으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복귀 직후 바로 제출하는 게 안전하다.
참고로 신학기 첫 주나 학년 말 마지막 20일 정도의 기간에는 이 컨트랙트 신청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니, 여행이나 장기 일정을 계획할 때는 이 시기를 피하는 게 좋다.
결석 일수는 학교 기록이나 성적표에 실제로 남을까
이 부분도 직접 확인해본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석과 지각 기록은 학교의 학생 정보 시스템(PVPUSD는 Aeries라는 시스템을 사용한다)에 매일 누적되어 저장된다. 결석이 excused인지 unexcused인지, 며칠이나 결석했는지가 모두 기록으로 남고, 이 데이터는 학년이 바뀌어도 계속 이어진다. 학기별 성적표에도 출결 요약이 함께 표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학부모가 별도로 확인 요청을 하지 않아도 성적표를 받아보면 출결 현황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다. 정당하게 인정된 결석(excused absence)이라면 그 자체로 성적에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다. 법적으로 make-up 과제나 시험을 통해 제 점수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건 무단결석이 누적되거나, 과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점수 손실이다. 학교 측 안내에도 과도한 무단결석은 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결석 사유와 무관하게 결석 일수 자체가 누적되면 만성 결석군으로 분류되어 학교로부터 별도 안내 편지나 상담 요청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한다. 성적표 자체에 결석 일수가 항목으로 명시되지 않더라도, 학교 기록에는 남아있고 필요시 학교가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결석이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정식 절차를 거쳐 excused로 처리해두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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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관련 규정은 학교마다, 학년마다 조금씩 세부 절차가 다를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출석 담당 오피스에 직접 문의해서 최신 안내를 받는 것이다. 다만 큰 틀에서 캘리포니아 교육법과 PVPUSD의 기본 원칙을 미리 알아두면,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