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고민은 이제 많은 가정에서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도 예외가 아니다.
어릴때는 책을 무척 좋아하던 아이였지만, 중학교에 들어가 핸드폰이 생긴 뒤로 독서 시간이 유튜브와 틱톡으로 그리고 게임으로 옮겨갔다. 집에서 한국어를 주로 쓰는 우리집에서는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영어 어휘력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다.
이 글에서는 나의 넋두리 겸, 하루 20분 독서 약속이 실패한 이유, 그리고 지금 시도하고 있는 아침 독서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책을 좋아하던 아이는 왜 책을 읽지 않게 됐을까?
우리 아이는 책을 정말 좋아했다. 판타지 장르에 한정된 취향이긴 했지만, 친구들과 서로 책을 추천해 주며 읽을 만큼 독서를 즐겼다.
달라진 계기는 중학교에서 핸드폰이 생긴 것이었다. 책을 읽던 시간이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틱톡으로 넘어갔다. 7학년부터는 정말 재미있는 책이 있을 때나 수업에 필요한 필독서를 읽을 때만 책을 펴는 수준으로 줄었다. 아이가 독서를 싫어하게 된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더 쉽고 빠르게 재미를 주는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인 것 같다.
집에서 한국어를 쓰면 영어 단어를 접하는 경로가 학교와 책으로 좁아지기 쉽다. 우리 아이는 책을 많이 읽던 시기에 쌓인 단어 실력 덕분에 영어가 유지되어 온 편이다. 그 독서량이 줄어들면서 어휘력에 대한 걱정이 점점 커졌다.
하루 20분 독서 약속과 실패 이유
여름방학이 끝나면서 내가 먼저 대화를 시도했다. 아이도 스스로 책을 너무 안 읽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 20분 독서를 목표로 약속하고,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결과는 실패였다. 3주 대여 기간을 두 번 연장했지만 책은 거의 읽히지 않았다.
실패에서 확인한 세 가지
목표에 동의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 아이가 문제를 인정했어도 행동은 바로 바뀌지 않았다.
읽을 시간을 정하지 않은 20분은 핸드폰에 밀린다. 언제 읽을지 정하지 않은 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웠다.
20분은 시작 단계로 길었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핸드폰 습관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는 더 짧은 목표가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아침 독서는 어떻게 시작했을까?
이번에는 읽는 시간을 정했다. 아침에 핸드폰을 보지 않고 학교 갈 준비와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책을 읽는 방식이다. 이 시간이면 최소 10분은 읽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라도 읽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는 것이 목표이다.
학교 갈 준비를 마칠 때까지 핸드폰을 보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직후를 독서 시간으로 고정한다.
익숙해지면 시간을 조금씩 늘린다.
아침은 핸드폰을 아직 열지 않은 시간이라 책이 핸드폰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 중 가장 먼저 읽는 시간으로 고정한 것이다.
책을 다시 읽게 하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라"라는 말은 독서에 대한 거부감을 키우기 쉽다는 것이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조언이었다. 중학생이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먼저 읽는 재미를 되찾아 주기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어야 할 것 같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한다
우리 아이는 판타지를 좋아했으므로 판타지 시리즈부터 고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웹툰, 학습만화, 스포츠, 음악, 게임처럼 아이가 깊이 빠져 있는 관심사의 책도 출발점이 된다.
얇고 쉬운 책을 고른다
청소년 단편집이나 글자가 크고 분량이 적은 책이 적당하다. 한 권을 끝냈다는 경험이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힘이 된다.
부모가 먼저 독서하기
부모가 핸드폰을 보면서 아이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다. 그래서 나도 도서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함께 빌려 읽기 시작했다. 효과가 있는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만, 적어도 아이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 줄 수 있다.
- ✓도서관에서 부모가 읽을 책도 함께 빌린다.
- ✓주말 중 1시간을 가족 독서 시간으로 정하고 한 공간에서 각자 책을 읽는다.
- ✓서점이나 북카페에서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씩 고르고 음료를 마시며 읽는다.
- ✓독서 시간에는 부모도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마치며
핸드폰이 생긴 뒤 책에서 멀어지는 것은 우리 아이만의 일이 아닌 것 같다. 아침 10분은 작은 시작이다. 이 방법이 자리 잡는지는 앞으로 지켜보고, 변화가 있으면 다시 기록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