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준비, 공부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

새 학년을 앞두고 매년 아이와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가 있다. 문제집을 얼마나 풀었는지, 어떤 과목을 예습했는지가 아니다. 새 학기를 어떤 마음으로 시작할지에 대한 이야기다. 초등학교때는 개학 준비라고 하면 생활 리듬을 되찾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고 이제 8학년이 되면서, 내가 챙기는 것은 조금씩 달라졌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학 준비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공부보다 먼저 챙겨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이 글을 통해 공유해 보려한다. 

미국 개학을 앞두고 새 학년 준비를 위한 노트와 학용품이 놓인 심플한 책상 이미지

새 학기를 앞두고 부모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이면 아이도 부모도 마음이 분주해진다. 그런데 이 시기에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학습량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가짐이다.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과 생활하고 한 단계 어려워진 수업을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보다 어떤 태도로 학교에 가는지가 한 학기 전체를 좌우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며칠 전에는 일부러 큰 약속을 잡지 않는다. 아침에 햇빛을 보며 산책을 하고 잠자는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방학이 끝나가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초등학교 때는 생활 리듬만 되찾아도 충분했던 이유

초등학교 시절에는 개학 준비가 생각보다 단순했다. 방학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던 생활을 조금씩 원래대로 돌리고 필요한 학용품만 준비하면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새 학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담임 선생님 한 분이 하루 대부분을 함께 보내기 때문에 아이도 비교적 안정감을 느꼈고 부모 역시 크게 걱정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에는 성적보다 학교생활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친구를 잘 사귀는지, 학교가 재미있는지, 책 읽는 습관이 이어지는지만 살펴봐도 충분했던 시기였다.

중학생이 되면서 부모가 준비하는 것은 어떻게 달라질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공부량이 아니었다. 아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과목마다 선생님이 다르고 숙제도 각각 관리해야 하고 여러 명의 선생님이 아이를 평가한다. 이 시기부터는 단순히 성적보다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학용품 준비도 예전보다 세분화된다. 과목별로 필요한 바인더와 폴더, 계산기 같은 것들을 학교 안내문을 통해 미리 확인해야 하고 담당 교사가 여러 명이다 보니 학기 초부터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이후 학기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느꼈다.

개학 전 우리 집이 공부보다 먼저 나누는 대화는 무엇일까

개학을 앞두고 우리 집에서는 문제집보다 먼저 하는 대화가 있다. 아이와 함께 정리한 몇 가지 다짐은 다음과 같다.

  • 숙제는 미루지 않고 제때 제출하기
  •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질문하기
  •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하기
  •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참여하기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태도가 결국 교사와의 관계를 만들고 학교생활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여러 해 동안 느꼈다. 특히 미국 학교는 수업 참여와 책임감을 중요하게 보는 문화라 이런 작은 습관들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공부보다 리듬을 먼저 되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새 학기를 앞두고 마음가짐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 리듬이다. 방학 동안 흐트러진 리듬을 개학 직전에 한꺼번에 되돌리려 하면 아이도 부모도 힘들어진다. 그래서 며칠에 걸쳐 천천히 바꾸는 방법을 쓰고 있다.

  • 기상 시간을 하루 15분에서 30분씩 앞당기며 등교 리듬으로 되돌린다.
  • 저녁 스크린 사용을 줄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정해둔다.

  • 방학 동안 손에서 놓았던 책을 다시 집어 들게 한다.
  • 다음 학기 Activity 등 스케줄을 함께 짠다. 

  • 학교에서 온 이메일과 새 학기 시간표를 아이와 함께 확인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방학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도 이 시간은 방학이 끝난 아쉬움에서 학교생활로 분위기를 바꾸는 완충 역할을 한다.

8학년이 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올해 아이는 8학년이 된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이다. 그래서 이번 여름은 일부러 마음껏 쉬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다시 학교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문제집을 더 풀렸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신 새 학년을 기대하는 마음,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습관, 그리고 책임감 있는 학교생활을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다음 학기에 들을 과목이나 하고 싶은 활동도 예전처럼 부모가 정해주기보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정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주변 사이언스 아카데미 같은 특수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방학 중에도 과제가 있다고 한다. 학업 강도가 높은 학교일수록 방학 동안 흐트러지기 쉬운 학습 태도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개학 준비는 무엇일까

매년 개학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것은 하나다. 부모가 아이 대신 공부를 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가 좋은 마음으로 새 학년을 시작하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 생활 리듬을 되찾고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태도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우리 집에서는 새 학년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되었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가 챙겨야 하는 것은 문제집보다 마음가짐과 생활 습관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학 준비도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 뿌리는 같다. 생활 리듬을 되찾고 학교생활에 필요한 태도를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문제집보다 마음가짐을 먼저 챙기면 새 학기가 한결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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