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퍼시잭슨 시리즈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에는 그냥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한 권이었는데, 며칠 만에 시리즈 전체를 다 읽어버렸다. 그러더니 작가인 릭 라이어던이 쓴 다른 시리즈까지 전부 찾아 읽기 시작했다. 아이가 이렇게 한 작가의 책에 푹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에는 어떤 책을 권해줘야 할지 고민하고 리서치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의 나이대와 수준, 취향을 고려한다음 책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우리 아이와 비슷한 취향이라면 그리고 퍼시잭슨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좋아할 판타지 도서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퍼시잭슨을 다 읽은 아이에게는 어떤 책을 먼저 권할까
퍼시잭슨과 그 세계관을 확장한 스핀오프 시리즈는 모두 릭 라이어던이라는 같은 작가가 썼다. 원작인 퍼시잭슨과 올림포스의 신 시리즈는 총 5권으로 완결됐고, 이어지는 영웅들의 올림포스 시리즈도 5권이다. 그 뒤를 잇는 아폴로의 시련 시리즈 역시 5권으로 마무리됐다. 우리 아이는 퍼시잭슨을 끝내자마자 영웅들의 올림포스로 자연스럽게 넘어갔고, 이어서 이집트 신화를 다룬 카네 연대기(3권)와 북유럽 신화를 다룬 매그너스 체이스(3권)까지 순서대로 찾아 읽었다. 학교 도서관에는 인기가 많아 대기가 길었는데, 팔로스버디스 지역 공공도서관 앱으로 홀드를 걸어두니 순서대로 받아볼 수 있었다. 신화를 소재로 한 모험담을 좋아한다면 이 스핀오프 시리즈들이 가장 무난한 다음 선택이 될 수 있다.
Keeper of the Lost Cities는 어떤 아이에게 잘 맞을까
이 시리즈는 섀넌 메신저라는 작가가 썼고, 마법 학교가 아니라 인간 세상과는 다른 엘프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소피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엘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엘프들만 아는 로스트 시티즈라는 세계로 옮겨가 살게 된다. 정식 시리즈는 현재 9권까지 나왔고, 그 사이사이에 나온 외전 2권까지 합치면 총 11권 분량을 읽을 수 있다. 주인공이 여자아이지만, 우리 아이는 아들인데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권수가 많아서 한 번 빠지면 상당히 오래 읽을거리가 생긴다는 점도 장점이다. 나도 이 책은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서 추천한다.
해리포터는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
해리포터는 조앤 K. 롤링이 쓴 시리즈로 총 7권이다. 워낙 유명해서 언제 시작해야 할지 궁금해하는 부모가 많다. 초반 권들은 문장이 어렵지 않아 초등 저학년도 큰 무리 없이 읽는 경우가 많지만,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분량도 늘고 내용도 점점 어두워진다. 우리 아이는 4학년 때 1권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술술 읽다가 4권 이후부터는 속도가 확실히 느려졌다. 아이 나이와 성향에 따라 뒷권은 몇 년에 걸쳐 나눠 읽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헝거게임은 몇 학년부터 읽을 수 있을까
헝거게임은 수잰 콜린스가 쓴 시리즈로, 원작 3부작에 이어 프리퀄 2권이 추가되면서 현재 총 5권이다. 생존과 폭력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초등 고학년 이상, 보통 중학교 진입 시기부터 권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사서에게 물어봤을 때도 6학년 전후를 추천 시기로 이야기했다. 판타지보다는 디스토피아 소설에 가까워서, 아이가 액션과 긴장감 있는 전개를 좋아하는지 먼저 확인해보고 권하는 편이 좋다. 우리 아이는 중학교에 와서 영화를 먼저 접한 후 책을 읽었다.
나니아 연대기와 Maximum Ride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나니아 연대기는 C.S. 루이스가 쓴 고전 판타지로 총 7권이다. 챕터가 짧고 문장이 비교적 단순해서 판타지 입문용으로 부담이 적다. 클래식한 마법 세계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편하게 시작할 수 있다. 제임스 패터슨이 쓴 Maximum Ride는 본편만 9권인데, 마법보다는 유전자 실험과 액션 위주의 SF에 가깝다. 전개 속도가 빨라서 긴 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도 쉽게 몰입하는 편이다. 두 시리즈 모두 퍼시잭슨과는 결이 다르지만, 모험과 빠른 전개라는 공통점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 읽기 좋다.
아이에게 맞는 다음 책을 고르는 방법
여러 시리즈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정리한 방법이 있다. 먼저 아이가 이전 책에서 좋아했던 요소가 마법인지, 모험인지, 유머인지 파악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다음 공공도서관 앱에서 관심 시리즈를 검색해 홀드를 걸어두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학교 사서나 도서관 사이트에서 추천 학년과 렉사일 지수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밥이 부담스러워 보이면 오디오북이나 그래픽노블 버전을 먼저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장르와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글에서 소개한 책들도 결국 아이 반응을 보면서 순서를 조정하는 편이 좋다. 나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책들을 찾았고 찾고 있다.
